지금 안 보면 놓쳐요🔥 초특가 상품 0건 확인하기

진통제 두 알로 버틴 생리통, 자궁내막증은 그렇게 늦게 발견됩니다

⚠️ 이 글은 의료 조언이 아닙니다. 정확한 진단과 치료는 전문 의료인과 상담하세요.

생리통을 진통제 개수로 재는 사람이 많습니다. 한 알로 되는 달, 두 알까지 가는 달, 아예 반차를 쓰는 달. 그렇게 몇 년을 넘기다 보면 통증이 심한 건 원래 내 체질이라는 결론에 도달하죠.

그런데 진통제로 눌러온 그 시간이, 진단을 늦추는 원인이기도 합니다. 자궁내막증은 그렇게 뒤늦게 발견되는 병이에요.

생리통에도 두 갈래가 있어요

진료실에서 생리통을 물을 때 통증 세기보다 먼저 확인하는 게 있습니다. 언제부터 아팠느냐예요.

초경 무렵부터 쭉 있었던 통증

자궁이 수축하면서 생기는 통증입니다. 대개 생리 시작 직전이나 첫날에 몰리고, 하루 이틀이면 잦아들어요. 나이가 들거나 출산을 하면 옅어지는 경우도 흔합니다. 골반 안에 특별한 병변이 없는, 이른바 원발성 생리통이 여기 해당돼요.

멀쩡하던 사람에게 어느 해부터 생긴 통증

이쪽은 결이 다릅니다. 20대 초반까지는 생리 때 별로 힘들지 않았는데 몇 년 사이 점점 심해졌다면요. 생리 시작 며칠 전부터 아프기 시작하고, 끝난 뒤에도 골반이 묵직하게 남고, 해가 갈수록 진통제 양이 늘어난다면 몸 안에 원인이 따로 있을 가능성을 봅니다. 자궁내막증, 자궁선근증, 자궁근종 같은 것들이 이 자리에 들어가요.

통증의 절대적인 세기보다 방향이 중요합니다. 좋아지고 있는지, 나빠지고 있는지.

자궁 안쪽 조직이 엉뚱한 데 자리를 잡으면

자궁 안쪽 벽에는 매달 두꺼워졌다가 생리혈로 빠져나가는 막이 있습니다. 자궁내막이라고 해요. 이 조직과 비슷한 것이 자궁 바깥, 그러니까 난소나 골반 복막, 나팔관 주변에 붙어 자라는 상태가 자궁내막증입니다.

문제는 이 조직도 호르몬 신호를 똑같이 받는다는 데 있어요. 매달 부풀었다가 허물어지는데, 자궁 바깥이라 빠져나갈 통로가 없습니다. 그 자리에 고이고 염증이 생기고, 시간이 쌓이면 주변 장기와 들러붙어요. 난소 안에 고여 물혹처럼 보이면 자궁내막종, 흔히 초콜릿낭종이라 부르는 형태가 됩니다. 굳은 피 색깔 때문에 붙은 이름이에요.

드문 병은 아닙니다.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은 가임기 여성의 10~15%에서 나타나는 흔한 질환으로 설명하고 있어요. 열 명 중 한 명꼴이라는 뜻입니다.

환자 수는 5년 만에 절반 가까이 늘었습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건강보험 진료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자궁내막증으로 진료받은 사람은 2016년 10만 4,689명에서 2020년 15만 5,183명으로 늘었습니다. 5년 새 48.2% 증가, 해마다 10%씩 불어난 셈이에요. 2020년 기준으로는 40대가 44.9%로 가장 많았고 30대가 25.8%로 뒤를 이었습니다.

출처: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 진료데이터 분석, 메디포뉴스 보도. medifonews.com

실제로 병이 늘어난 건지, 예전엔 그냥 넘어가던 것을 요즘 더 찾아내는 건지는 딱 잘라 말하기 어렵습니다. 초음파 장비가 좋아졌고 산부인과 문턱도 예전보다는 낮아졌으니까요. 다만 확실한 건, 생리통으로 병원에 가는 일이 유별난 행동이 아니게 됐다는 겁니다.

의료진이 장갑 낀 손으로 초음파 검사 프로브를 들고 있는 모습

생리통 말고 같이 따라오는 것들

자궁내막증이 붙은 자리에 따라 증상이 조금씩 달라집니다. 아래 항목 중 겹치는 게 여럿이면 한 번은 확인해볼 만해요.

  • 생리 시작 2~3일 전부터 아프고, 끝난 뒤에도 골반이 무겁다
  • 진통제를 먹는 양이 해마다 늘고 있다
  • 생리 기간에 배변이나 소변을 볼 때 통증이 있다
  • 성관계 시 깊은 쪽에서 통증이 느껴진다
  • 생리와 상관없이 골반이 뻐근한 날이 3개월 넘게 이어진다
  • 피임 없이 1년 이상 임신이 되지 않는다

마지막 항목 때문에 처음 알게 되는 분들이 꽤 있습니다. 난임 검사를 받다가 발견되는 경로예요.

왜 이렇게 늦게 발견될까요

이유가 여러 겹입니다.

먼저 통증이 가려집니다. 진통제가 잘 듣는 편이라 며칠만 버티면 일상으로 돌아가요. 매달 반복되니 몸도 익숙해지고, 주변에서도 다들 그 정도는 아프다는 말을 듣습니다.

검사도 한 번에 딱 나오지 않습니다. 난소에 혹이 잡히는 형태라면 질초음파에서 비교적 잘 보이지만, 복막에 얇게 퍼져 있는 병변은 초음파에 안 잡히는 경우가 많아요. CA-125라는 혈액검사 수치를 참고하긴 해도 이 숫자 하나로 결론을 내지는 않습니다. 다른 이유로도 오르내리거든요. 현재 확진에 가장 가까운 방법은 복강경으로 직접 들여다보고 조직을 확인하는 것인데, 통증만으로 곧장 수술대에 올리기는 어렵죠.

그래서 실제 진료는 초음파와 증상 양상을 놓고 자궁내막증 가능성을 두고 지켜보거나, 호르몬 치료로 통증 변화를 보면서 판단하는 쪽으로 갑니다.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구조예요.

날짜 숫자가 비스듬히 보이는 탁상 달력 클로즈업

진료 전에 이것만 적어 가도 다릅니다

산부인과에 가서 “생리통이 심해요”라고만 말하면 의료진도 판단할 재료가 부족합니다. 두세 달치라도 기록이 있으면 대화가 완전히 달라져요.

적을 건 많지 않습니다. 생리 시작일과 끝난 날, 통증이 시작된 시점이 생리 며칠 전인지, 그날 먹은 진통제 개수, 통증을 0에서 10 사이로 매긴 숫자. 여기에 배변통이나 성교통처럼 특징적인 증상이 있던 날을 표시해두면 충분해요. 달력 귀퉁이에 적어도 되고 생리 주기 앱을 써도 됩니다.

진통제 개수는 특히 유용합니다. 통증은 말로 옮기면 사람마다 기준이 다른데, 약 개수는 숫자로 남거든요. 작년엔 한 알로 됐는데 올해는 하루 세 알을 먹는다는 기록은 그 자체로 의미 있는 정보입니다.

치료는 완치보다 관리에 가깝습니다

자궁내막증은 호르몬에 반응하는 병이라, 생리를 하는 동안에는 다시 생길 여지가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치료 목표가 통증 조절과 진행 억제, 그리고 가임력 보존 쪽에 맞춰져요.

약물로는 배란과 생리를 억제해 병변이 자극받지 않게 하는 방식을 씁니다. 경구피임제, 황체호르몬 제제, 생식샘자극호르몬방출호르몬 유사체 같은 것들이 상황에 따라 선택돼요. 어떤 약을 얼마나 쓸지는 나이, 증상, 임신 계획에 따라 갈리니 진료실에서 정할 몫입니다.

혹이 크거나 통증이 조절되지 않으면 복강경으로 병변을 떼어내기도 합니다. 다만 수술로 끝나는 게 아니에요. 국가건강정보포털은 자궁내막증의 5년 내 재발률을 40% 정도로 안내하고 있습니다. 수술 뒤에도 호르몬 치료를 이어가고 정기적으로 확인하는 이유가 여기 있어요.

출처: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자궁내막증」. health.kdca.go.kr

재발이라는 말이 무겁게 들리지만, 뒤집어 보면 관리가 되는 병이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고혈압이나 갑상선 질환처럼 오래 같이 가는 쪽에 가까워요.

자주 묻는 질문

결혼이나 출산 계획이 없어도 검사받을 이유가 있나요?

있습니다. 난임은 자궁내막증의 결과 중 하나일 뿐이고, 통증과 유착은 임신 계획과 무관하게 진행돼요. 골반 장기가 들러붙으면 나중에 수술이 더 까다로워지기도 하고요.

초음파에서 깨끗하다고 나왔는데 계속 아파요

복막에 얇게 퍼진 병변은 초음파로 잘 안 보입니다. 이상이 없다는 결과가 통증이 없다는 뜻은 아니에요. 증상이 이어지면 다시 진료를 보고 다른 검사나 경과 관찰을 상의해보세요.

피임약을 오래 먹어도 괜찮을까요?

치료 목적으로 장기간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흡연 여부, 혈전 병력, 나이에 따라 맞지 않는 사람도 있어서 처음 시작할 때 진료를 통해 확인해야 해요. 임의로 구해 먹기보다 진료 기록을 남기면서 쓰는 편이 낫습니다.

10대인데 생리통이 너무 심하면 어디로 가나요?

산부인과가 맞습니다. 청소년도 진료받을 수 있고, 미혼이거나 성경험이 없으면 질초음파 대신 복부초음파나 직장초음파로 대체합니다. 초경 후 몇 년 안에 심한 통증이 생기는 경우 자궁내막증이 이미 시작된 사례도 보고돼 있어요.

생리통에 좋다는 온열찜질이나 운동은 효과가 있나요?

하복부를 따뜻하게 하면 근육 수축이 누그러져 통증이 덜해지는 분들이 있습니다. 가벼운 유산소 운동도 도움이 되고요. 다만 이건 통증을 달래는 방법이지 병변을 없애지는 못해요. 증상이 매년 심해지는 중이라면 찜질과 별개로 진료를 받아보세요.

본 콘텐츠는 일반적인 건강 정보 제공 목적이며, 의료 전문가의 진단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증상이 지속되면 반드시 의료기관을 방문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