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이 붓고 열이 나서 병원에 갔는데, 이번엔 항생제 없이 해열제만 받아 나온 적 없으세요? 지난번 똑같이 아플 땐 열흘치를 받아 왔는데 말이죠. 약이 부실한 게 아니라, 같은 인후통이라도 원인이 갈리기 때문입니다.

한여름에 편도염으로 오는 분이 은근히 많아요. 냉방된 실내와 바깥 온도 차, 찬 음료, 짧아진 잠. 목 점막이 마르고 몸이 지쳐 있으면 평소 입안에 있던 균도 자리를 잡습니다. 에어컨 바람 자체가 병을 옮기는 건 아니고요.
감기랑은 아픈 자리가 다릅니다
목젖 양옆에 살구씨만 한 덩어리가 하나씩 있어요. 그게 편도입니다. 입과 코로 들어온 세균, 바이러스를 1차로 받아내는 면역 조직이에요.
감기는 목 전체가 칼칼하고 콧물, 기침이 같이 옵니다. 편도염은 좀 달라요. 침을 삼킬 때 그 덩어리 부근이 콕 집어 아프고, 통증이 귀 쪽으로 뻗치기도 합니다. 열이 38도를 넘고 오한이 오는데 정작 기침은 별로 없어요. 턱 아래에서 목 옆으로 이어지는 선을 만지면 구슬 같은 게 잡히고 눌렀을 때 아픈 경우도 흔합니다.
거울을 크게 벌리고 봤을 때 편도가 벌겋게 부어 있고, 그 위에 하얗거나 노란 것이 점점이 붙어 있다면 세균성일 가능성이 올라가요. 다만 이건 확률 얘기지 판정 기준이 아닙니다. 눈으로만 보고 가르는 게 어렵다는 게 이 병의 성가신 점이에요.
항생제를 주는 날과 안 주는 날
편도염을 일으키는 게 바이러스일 수도, 세균일 수도 있어서 그렇습니다. 항생제는 세균에만 듣거든요. 바이러스로 생긴 편도염에 항생제를 얹어봐야 낫는 속도는 그대로고, 설사나 내성 같은 대가만 남습니다.
나이도 하나의 단서예요. 국가건강정보포털 설명을 보면 학동기 이전에는 바이러스 감염이 주된 원인이고, 학동기 이후로는 세균 감염이 더 흔해집니다. 세균 중에서는 베타 용혈 연쇄상구균이 가장 많고요. (출처: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 편도염)

그래서 진료실에서는 열의 정도, 기침 유무, 편도에 낀 삼출물, 목 림프절 상태를 같이 놓고 봅니다. 애매하면 면봉으로 편도를 훑어 연쇄상구균 신속검사를 하거나 배양을 맡기기도 하고요. 항생제가 안 나왔다는 건 대충 넘긴 게 아니라, 지금은 필요 없다고 판단했다는 뜻에 가깝습니다.
물론 그날 판단이 끝은 아니에요. 이틀, 사흘이 지나도 열이 안 떨어지거나 통증이 오히려 세지면 다시 가보셔야 합니다.
열흘치를 받았는데 사흘 만에 멀쩡해졌다면
여기서 약을 서랍에 넣어두는 분이 정말 많아요. 마음은 이해가 갑니다. 안 아픈데 약을 계속 먹는 게 손해 보는 기분이니까요.
그런데 세균성 편도염에 쓰는 항생제 기간은 증상이 아니라 균을 기준으로 잡혀 있습니다. 대부분 열흘 정도를 쓰는 이유가 그거예요. 증상은 며칠이면 가라앉지만 균이 완전히 정리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립니다.
중간에 끊었을 때 걱정하는 건 재발만이 아니에요. 연쇄상구균을 어설프게 두면 드물게 급성 류마티스열이 따라올 수 있습니다. 심장 판막이나 관절을 건드리는 병이라 성가셔요. 발생률 자체는 0.3~3% 정도로 낮지만, 열흘 먹는 걸로 피할 수 있는 위험을 굳이 감수할 이유는 없죠.
이건 내일까지 기다리지 마세요
염증이 편도 안에 머물지 않고 그 뒤쪽으로 번져 고름주머니를 만드는 경우가 있어요. 편도주위농양이라고 부릅니다. 목 아픈 것과는 결이 다른 신호가 나옵니다.
- 한쪽 목만 유난히 심하게 아프고, 그쪽 귀까지 당길 때
- 침도 못 삼켜서 뱉거나 흘리게 될 때
- 입이 잘 안 벌어질 때
- 목소리가 뜨거운 것을 문 것처럼 뭉개질 때
- 목이 붓고 숨쉬기가 답답할 때
이 중 몇 개가 겹치면 그날 안에 이비인후과나 응급실로 가세요. 고름을 빼내야 하는 상황이라 약만으로는 정리가 잘 안 됩니다. 배농을 하고도 회복에 일주일 넘게 걸리는 경우가 많고요.
자주 묻는 질문
Q. 편도염이 자주 오면 떼어내는 게 나을까요?
횟수로 보는 기준이 있어요. 1년에 6회 이상, 또는 최근 2년간 매년 3회 이상 재발한 경우를 수술 대상으로 봅니다. 코골이나 수면 중 호흡 문제가 심할 때, 편도주위농양이 반복될 때도 고려하고요. 다만 편도는 면역 기능을 맡고 있어서 몇 번 아팠다고 바로 떼는 조직은 아닙니다. 그동안의 진료 기록을 챙겨서 상담해보세요.
Q. 아프진 않은데 목에서 하얀 알갱이가 나오고 입냄새가 나요.
편도결석일 가능성이 있어요. 편도 표면 구멍에 음식물 찌꺼기와 세균이 뭉쳐 굳은 겁니다. 면봉이나 이쑤시개로 파내는 분이 있는데 편도에 상처만 남습니다. 물로 자주 헹구고 가글하는 정도로 관리하다가, 반복되면 이비인후과에서 확인받는 편이 나아요.
Q. 아이가 열이 나고 목이 아프다는데 어른이랑 같게 보면 되나요?
어린 나이일수록 바이러스가 원인인 경우가 많아 항생제 없이 지나가기도 해요. 대신 아이는 목이 아프면 잘 안 먹고 안 마셔서 탈수가 먼저 문제가 됩니다. 소변 양이 줄거나 처지는 기색이 보이면 열보다 그쪽을 먼저 챙기세요.
Q. 어느 과로 가야 하나요?
편도 상태를 직접 보고 필요하면 내시경까지 확인하는 곳은 이비인후과예요. 열과 전신 증상 위주라면 내과에서 시작해도 됩니다. 가까운 곳을 찾는 중이라면 이비인후과 병원 목록에서 지역별로 확인해보세요.
본 콘텐츠는 일반적인 건강 정보 제공 목적이며, 의료진의 진단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증상이 지속되면 반드시 의료기관을 방문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