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에서 삐 소리가 나는데, 그냥 둬도 될까요

⚠️ 이 글은 의료 조언이 아닙니다. 정확한 진단과 치료는 전문 의료인과 상담하세요.

살면서 귀에서 ‘삐-‘ 하는 소리를 한 번도 안 들어본 사람이 있을까요. 조용한 방에서 혼자 있을 때, 잠들기 직전에, 혹은 시끄러운 콘서트장을 나왔을 때. 한 번쯤은 다 경험해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23년 이명으로 진료받은 사람이 약 44만 명이었는데, 실제로 이명을 느끼는 사람은 이보다 훨씬 많을 거예요. 대부분 “원래 이런가?” 하고 넘기니까요.

이명이 들린다고 전부 병은 아니에요

이명은 바깥에서 소리가 나지 않는데 귀 안에서 뭔가 들리는 현상이에요. 삐- 소리, 윙- 하는 소리, 매미 우는 듯한 소리. 사람마다 표현이 제각각이에요.

완전히 방음된 방에 들어가면 거의 모든 사람이 어떤 소리를 듣는다는 실험 결과가 있어요. 그러니까 조용한 환경에서 살짝 들리는 이명 자체가 이상한 건 아닐 수도 있어요.

핵심은 “일상에 방해가 되느냐”예요. 잠을 못 잘 정도로 거슬리거나, 한쪽 귀에서만 계속 들리거나, 점점 소리가 커지는 느낌이 든다면 — 그때는 귀를 한번 들여다볼 필요가 있어요.

이런 이명은 좀 달라요

이명 중에서도 주의해서 봐야 하는 패턴이 몇 가지 있어요.

한쪽 귀에서만 들리는 경우. 양쪽 다 들리는 이명은 노화나 소음 노출 때문인 경우가 많은데, 한쪽만이면 그쪽 청신경에 문제가 있을 수 있어요. 드물지만 청신경종양 같은 걸 배제하려고 검사를 하기도 해요.

심장 박동이랑 맞춰서 뛰는 소리. “쿵쿵쿵” 하고 맥박 리듬과 같이 들리는 이명을 박동성 이명이라고 하는데, 혈관 쪽 문제와 관련될 수 있어서 빨리 확인하는 게 좋아요.

갑자기 한쪽 귀가 먹먹해지면서 시작된 경우. 돌발성 난청의 초기 증상일 수 있어요. 72시간 안에 치료를 시작하면 회복 확률이 꽤 올라가요. 이건 진짜 미루면 안 돼요.

소리가 몇 주 사이에 점점 커지거나 종류가 바뀌는 것도 뒤에 진행 중인 원인이 있다는 신호일 수 있으니까, 변화가 느껴진다면 체크해보세요.

헤드폰과 스피커 정물 사진

이비인후과에 가면 어떤 검사를 하나요

먼저 귀를 직접 봐요. 고막 상태, 귀지가 막고 있진 않은지, 중이에 물이 차 있진 않은지. 의외로 귀지가 고막 근처에 딱 붙어서 이명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는데, 이럴 땐 제거하면 바로 나아져요.

그다음 청력검사를 해요. 방음 부스에 들어가서 헤드폰 쓰고, 여러 주파수의 소리가 들리면 버튼을 누르는 방식이에요. 특정 주파수에서 청력이 떨어져 있으면 그 대역에서 이명이 오는 건 꽤 흔한 일이에요. 본인이 “난 잘 들리는데?” 하면서도 고주파 쪽이 살짝 떨어져 있는 분이 생각보다 많아요.

필요하면 고막운동성검사로 중이 상태를 확인하고, 한쪽 귀에만 이명이 있을 때는 MRI를 찍기도 해요. 박동성 이명이면 CT 혈관조영술로 혈관 쪽을 보는 경우도 있고요.

비용 걱정에 미루는 분도 있는데, 기본 청력검사는 건강보험이 적용돼서 본인부담금이 크지 않아요.

이명을 키우는 습관, 줄여주는 습관

이명 치료의 핵심은 “소리를 완전히 없애는 것”이 아니라, 뇌가 그 소리에 덜 반응하게 만드는 거예요.

소음 노출부터 줄이세요. 이어폰으로 음악을 크게 듣거나 소음이 심한 곳에 오래 있으면 달팽이관 안 유모세포가 손상돼요. 한번 망가지면 재생이 안 돼요. 볼륨은 최대의 60% 이하로, 1시간 듣고 10분은 쉬어주세요.

카페인은 적당히. 커피를 하루 3~4잔 이상 마시는 분 중에 이명이 심해진다고 느끼는 경우가 있어요. 민감도는 사람마다 달라서, 한 2주 정도 줄여봤을 때 차이가 있는지 관찰해보세요.

조용한 환경이 오히려 적이에요. 이명은 주변이 조용할수록 더 크게 들려요. 잠잘 때 백색소음이나 빗소리를 틀어놓으면 뇌가 이명 대신 그 소리에 집중하면서 한결 나아져요. 이걸 소리 치료(sound therapy)라고 해요.

스트레스 영향도 커요. 피곤하고 긴장된 날 이명이 더 크게 느껴진 적 없으세요? 이명이 스트레스를 만들고, 스트레스가 이명을 키우는 악순환이 생기거든요. 수면을 챙기는 것도 치료의 일부예요. 알레르기 비염이 있는 분은 코가 막히면서 이관(귀와 코를 연결하는 관) 기능이 떨어져 이명이 악화되기도 하니까, 비염 관리도 같이 신경 쓰세요.

자주 묻는 질문

이명이 있으면 난청으로 진행되나요?
이명 자체가 난청을 일으키진 않아요. 다만 이명과 난청은 같은 원인(소음 노출, 노화)에서 함께 오는 경우가 많아요. 이명이 있다면 청력검사 한 번 받아보세요. 본인이 모르는 고주파 난청이 숨어 있을 수 있어요.

보청기를 끼면 이명도 나아지나요?
난청이 동반된 이명이라면 도움이 돼요. 보청기가 외부 소리를 키워주니까 뇌가 이명에 쏠리는 비율이 줄어들어요. 요즘 보청기에는 이명 완화용 소리 발생 기능이 들어있는 제품도 있어요.

이명 치료약이 있나요?
이명을 직접 없애는 약은 아직 없어요. 불안이나 수면 문제가 심하면 보조적으로 약을 쓰기도 하지만, 근본 치료는 아닙니다. 이명 재훈련 치료(TRT)나 인지행동치료(CBT)가 이명에 대한 뇌의 반응을 바꿔주는 방법으로 효과가 확인돼 있어요.

젊은데 이명이 생겨도 괜찮은 건가요?
나이와 상관없이 올 수 있어요. 이어폰 사용량이 많은 20~30대에서 소음성 이명이 늘고 있어요.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서도 젊은 층 이명 환자가 매년 증가 추세예요(출처: 국민건강보험공단). 젊어서 괜찮은 게 아니라, 젊을수록 예방이 중요해요.

본 콘텐츠는 일반적인 건강 정보 제공 목적이며, 의료 전문가의 진단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증상이 지속되면 반드시 의료기관을 방문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