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을 크게 벌릴 때 귀 바로 앞에서 딸깍. 하품을 하다가, 사과를 베어 물다가 한 번쯤 들어보셨을 거예요. 관절에서 나는 소리다 보니 순간 덜컥합니다.
그런데 이 소리만 놓고 병이라고 하기는 어려워요. 소리는 나는데 아프지도 않고 입도 끝까지 벌어지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턱관절 장애라고 부르는 선은 다른 데 그어져 있어요.

지금 귀 앞을 만지고 입을 벌려보면
귓구멍 바로 앞에 손끝을 대고 입을 벌리면 뼈가 앞으로 미끄러져 나오는 게 잡힙니다. 거기가 턱관절이에요. 정식 이름은 측두하악관절, 아래턱뼈와 머리뼈가 만나는 자리입니다.
이 관절이 좀 특이한 건 두 뼈 사이에 얇은 물렁뼈 판이 하나 끼어 있다는 점이에요. 관절원판, 보통 디스크라고 부릅니다. 턱을 움직일 때 이 판이 뼈를 따라 같이 미끄러지면서 완충 역할을 해요.
딸깍 소리는 이 판이 제자리에서 살짝 밀려났다가 툭 돌아오는 순간에 납니다. 판이 어긋난 채로도 통증 없이 몇 년을 지내는 사람이 흔해요. 소리 자체를 진단 기준으로 삼지 않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그럼 어디서부터가 문제일까요
세 가지가 하나씩 얹히기 시작하면 얘기가 달라져요.
하나는 통증입니다. 씹을 때 귀 앞이나 관자놀이, 뺨 쪽이 뻐근하거나 욱신거리는 경우요. 아침에 일어났을 때 턱이 무겁고 뻣뻣한 것도 여기 들어갑니다.
또 하나는 입이 덜 벌어지는 겁니다. 성인이 최대로 벌렸을 때 위아래 앞니 사이가 보통 4~5cm쯤 돼요. 세로로 세운 손가락 세 개가 겨우 들어가는 정도입니다. 두 개밖에 안 들어간다면 제한이 온 상태로 봐요.
나머지 하나는 걸리는 느낌이에요. 벌리다가 어느 지점에서 턱이 턱 걸렸다 넘어가거나, 아예 안 벌어지고 잠겨버리는 경우. 반대로 다물어지지 않는 일도 생깁니다.
소리에 이 중 하나가 겹치고, 밥 먹기나 말하기가 불편해졌다면 그때는 한 번 봐야 합니다. 소리만 나고 나머지가 전부 멀쩡하면 대개는 지켜봐도 되고요.
20대가 제일 많다는 게 좀 의외죠
관절 문제라고 하면 나이 드신 분들 얘기 같은데, 턱관절은 반대예요. 국민건강보험공단 진료데이터를 보면 2019년 턱관절 장애로 진료받은 사람이 41만 3,865명이었고, 이 중 20대가 27.7%인 11만 4,471명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여성 진료인원이 남성보다 1.5배가량 많았고요.출처: 덴탈투데이 — 국민건강보험공단 진료데이터
2015년 35만 3,281명에서 4년 만에 6만 명 넘게 늘었어요. 턱관절이 갑자기 약해졌다기보다, 턱을 계속 긴장시키는 생활이 늘어난 쪽에 가깝습니다.
턱만 들여다봐서는 답이 안 나와요
턱관절을 움직이는 근육은 관자놀이와 뺨, 목까지 이어져 있어요. 그래서 원인도 관절 바깥에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장 흔한 건 이 악물기예요. 밤에 가는 이갈이는 소리 때문에 가족이 알려주기라도 하는데, 낮에 무의식적으로 어금니를 꽉 무는 습관은 본인도 모릅니다. 모니터를 노려볼 때, 운전할 때, 무거운 걸 들 때. 하루에 몇 시간씩 근육을 쥐고 있는 셈이에요.
한쪽으로만 씹는 것도 쌓입니다. 반대쪽에 충치나 시린 이가 있어서 피하다 보면 습관이 굳어요. 턱을 손으로 괴는 자세, 엎드려 자는 습관, 수화기를 어깨와 턱 사이에 끼우는 동작도 같은 방향으로 작용합니다.
목과 어깨 상태도 무관하지 않아요. 머리가 앞으로 나와 있으면 아래턱이 뒤로 밀리면서 관절 부담이 달라집니다. 거북목이 어디까지 영향을 주는지도 같이 보면 이해가 빠를 거예요.
오징어, 마른 견과, 얼음처럼 오래 씹거나 딱딱한 음식도 부담이 됩니다. 껌을 습관적으로 씹는 것도요.

병원에선 어떤 걸 보나요
먼저 물어봅니다. 언제부터인지, 어느 쪽인지, 아침이 심한지 저녁이 심한지. 이갈이나 이 악물기 여부, 최근 스트레스 상황까지 묻는 이유가 앞에서 얘기한 것들 때문이에요.
그다음은 손으로 만지고 재는 과정입니다. 귀 앞 관절과 씹는 근육을 눌러 압통을 확인하고, 자를 대고 최대 개구량을 재요. 입을 벌리고 다물 때 아래턱이 한쪽으로 치우치는지도 봅니다.
영상 검사는 상태에 따라 달라져요. 파노라마 촬영으로 뼈의 전반적인 모양과 다른 원인이 없는지 훑고, 관절 뼈 변화를 자세히 봐야 하면 CBCT를, 관절원판 위치나 연부조직을 확인해야 하면 MRI를 찍기도 합니다. 처음부터 다 찍는 건 아니에요.

관리는 대부분 보존적인 방법으로 시작합니다. 잠잘 때 끼는 교합안정장치(스플린트)로 이갈이 힘을 분산시키거나, 온찜질과 물리치료로 근육 긴장을 풀거나, 통증과 염증을 줄이는 약을 짧게 쓰는 식이에요. 어떤 방법을 어떤 순서로 쓸지는 진료 후에 정합니다.
집에서 줄일 수 있는 것들
병원에 가기로 했든 좀 지켜보기로 했든, 오늘부터 할 수 있는 게 있어요.
- 평소 위아래 어금니는 떨어져 있는 게 정상이에요. 입술만 다물고 이는 살짝 띄운 상태를 기억해두세요.
- 책상이나 모니터에 “힘 빼기” 같은 메모를 붙여두면 낮 이 악물기를 알아채는 데 도움이 됩니다.
- 하품할 땐 주먹이나 손으로 턱 아래를 받쳐 크게 벌어지지 않게 해보세요.
- 질긴 고기, 마른오징어, 얼음, 껌은 증상이 있는 동안만이라도 줄이는 게 좋아요.
- 음식은 작게 잘라 양쪽으로 번갈아 씹으세요.
- 아프고 부은 느낌이 강한 초기엔 냉찜질, 뻣뻣하고 뻐근한 단계에선 온찜질이 대체로 편합니다.
- 턱을 괴거나 엎드려 자는 자세는 눈에 띌 때마다 고치면 됩니다.
이렇게 며칠 해봐도 통증이 그대로거나, 입 벌어지는 정도가 더 줄었다면 진료를 미루지 마세요.
많이 물어보시는 것들
소리만 나는데 꼭 치료해야 하나요?
아프지 않고 입도 잘 벌어진다면 곧바로 뭘 해야 하는 건 아니에요. 다만 소리가 나던 쪽에 통증이 붙거나, 벌어지는 정도가 줄기 시작하면 그때는 확인이 필요합니다.
저절로 좋아지기도 하나요?
원인이 일시적인 과사용이었다면 습관을 바꾸는 것만으로 가라앉는 경우가 있어요. 반대로 이갈이나 이 악물기가 계속되면 나아졌다 나빠졌다를 반복하기 쉽습니다.
어느 과로 가야 하나요?
턱관절 증상은 치과, 그중에서도 구강내과를 보는 곳이 주된 진료 창구예요. 동네 치과에서도 초기 진찰과 파노라마 촬영은 가능합니다. 얼굴 한쪽 감각이 이상하거나 두통이 함께 심해진다면 신경과 진료가 필요할 수도 있어요.
스플린트는 얼마나 껴야 하나요?
보통 잘 때 착용하고, 기간은 증상과 경과에 따라 다릅니다. 정기적으로 조정을 받아야 하는 장치라 임의로 오래 쓰거나 중간에 그만두기보다 경과를 보며 조절하는 편이 좋아요.
턱관절 때문에 두통이 생기기도 하나요?
씹는 근육이 관자놀이까지 붙어 있어서, 근육 긴장이 심하면 관자놀이 주변이 조이듯 아픈 느낌으로 나타나기도 해요. 다만 두통 원인은 여러 갈래라 두통이 며칠씩 이어질 때 확인할 것들도 함께 살펴보시는 게 좋습니다.
귀가 먹먹한 것도 관련이 있나요?
턱관절이 귀 바로 앞에 있다 보니 귀가 막힌 느낌이나 먹먹함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어요. 다만 귀 자체 문제일 수도 있으니, 청력 변화나 진물이 함께 있으면 이비인후과 진료를 먼저 받아보세요.
딸깍 소리는 흔합니다. 중요한 건 그 소리 옆에 통증이나 제한이 붙었는지예요. 붙지 않았다면 습관 몇 개만 손봐도 되고, 붙었다면 늦기 전에 확인하면 됩니다.
본 콘텐츠는 일반적인 건강 정보 제공 목적이며, 의료진의 진단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증상이 지속되면 반드시 의료기관을 방문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