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선생님한테 “반에 수족구 도는 중이니 가정에서도 좀 봐주세요”라는 연락, 여름 들어서면 한 번쯤 받게 돼요. 막상 들으면 막막하죠. 우리 애도 옮은 건지, 옮았으면 대체 뭘 해줘야 하는지. 수족구병은 대부분 일주일 안팎이면 저절로 가라앉지만, 그사이 아이가 잘 못 먹고 보채는 게 부모 입장에선 제일 힘들어요. 뭘 살펴보고 언제 병원에 데려가야 하는지 차근차근 짚어볼게요.
입안부터 시작되는 경우가 많아요
이름은 손·발·입이지만, 순서로 보면 입이 먼저인 아이가 꽤 돼요. 처음엔 그냥 미열이 돌고 평소보다 축 처지는 정도예요. 그러다 입안 안쪽이나 혀, 잇몸에 작은 물집이나 헌 자국이 잡히죠. 하루이틀 지나면 손바닥, 발바닥, 엉덩이 쪽에 빨갛고 도톨도톨한 발진이 올라와요. 가렵다기보다 따끔거리는 쪽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갑자기 침을 줄줄 흘리고 밥을 안 먹으려 한다”가 첫 신호인 집이 많아요. 입안이 헐어서 삼키기 아픈 거예요. 콕사키바이러스 같은 장바이러스가 원인이고, 옮은 뒤 증상까지는 보통 3일에서 일주일쯤 걸립니다.
집에서 신경 쓸 건 결국 ‘잘 먹이고 잘 재우기’예요

먼저 마음을 좀 내려놓아도 돼요. 수족구병은 콕 듣는 특효약이 없어요. 바이러스가 제 풀에 빠질 때까지 증상을 편하게 해주는 게 치료의 거의 전부거든요. 열이 나고 입안이 아파 보챌 때는 해열진통제를 쓰는데, 용량과 간격은 소아청소년과나 약국 안내를 그대로 따르세요. 임의로 늘리지 마시고요.
제일 까다로운 건 안 먹으려 한다는 점이에요. 입안이 아프니 당연하죠. 이럴 땐 뜨겁고 짜고 신 음식은 잠깐 미뤄두세요. 오히려 차갑고 부드러운 것 — 아이스크림, 요거트, 미지근하게 식힌 죽이나 미음 — 을 더 잘 받아요. 그리고 가장 조심할 건 탈수입니다. 물이든 보리차든 한 번에 많이 말고, 조금씩 자주 입에 대주세요. 빨대 컵이 덜 아파서 더 잘 마시기도 합니다.
전염력이 있는 시기라 손 씻기는 온 가족이 같이 해주세요. 침이나 콧물, 기저귀를 만진 뒤엔 꼭 비누로요.
이런 신호가 보이면 미루지 말고 병원으로
대부분은 집에서 잘 버티면 낫지만, 아래에 해당하면 얘기가 달라요. 바로 진료를 받는 게 안전합니다.
- 소변이 8시간 넘게 없거나 기저귀가 거의 안 젖어요. 울어도 눈물이 안 나고 입술이 바짝 말라 있어요 (탈수 신호)
- 39도 넘는 고열이 이틀 넘게 이어져요
- 자꾸 늘어지고 깨워도 멍하거나, 계속 토하거나, 목이 뻣뻣하고 걸음이 비틀거려요
- 경련을 해요
- 물조차 아예 삼키지 못해요
특히 늘어지고 토하고 경련하는 건 드물지만 뇌수막염 같은 합병증의 신호일 수 있어요. 이럴 땐 망설이지 말고 소아청소년과나, 시간이 늦었다면 응급실로 가세요.
언제 다시 어린이집에 보내도 될까요

법으로 정해진 격리 의무가 따로 있는 건 아니에요. 기준을 잡자면 열이 떨어지고, 입안 물집 통증이 가라앉아 평소처럼 먹고 놀 수 있을 때예요. 보통 증상이 시작되고 일주일 전후가 됩니다.
손발 발진에 딱지가 좀 남아 있어도 컨디션이 돌아오면 옮길 힘은 많이 떨어져요. 다만 바이러스는 회복 뒤에도 몇 주간 대변으로 나올 수 있어서, 등원시킨 뒤에도 손 씻기는 계속 챙겨주는 게 좋아요. 어린이집마다 자체 등원 기준이 다르니 보내기 전에 한 번 확인해두면 깔끔합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수족구병은 전국 의료기관을 통해 환자 발생을 살피는 표본감시 대상 감염병이고, 매년 여름에서 초가을 사이 환자가 눈에 띄게 늘어요. 어린이집·유치원처럼 아이들이 모이는 곳에서 잘 퍼지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부모들이 자주 묻는 것들
어른도 옮나요?
옮을 수 있어요. 어릴 때 안 걸렸거나 면역이 없으면 어른도 걸립니다. 대개는 가볍게 지나가지만, 아픈 아이를 돌본 뒤 손 씻기는 꼭 해주세요.
한 번 걸리면 다시는 안 걸리나요?
아쉽게도 아니에요. 수족구를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한 종류가 아니라서, 종류가 다르면 다음 해에 또 걸릴 수 있어요.
목욕시켜도 되나요?
열이 없고 컨디션이 괜찮으면 미지근한 물로 가볍게 씻기는 건 괜찮아요. 다만 발진 부위를 세게 문지르진 마세요.
다 나았는데 손발 껍질이 벗겨져요. 괜찮나요?
회복기에 손발 피부가 벗겨지거나, 몇 주 뒤 손톱·발톱이 들뜨고 빠지는 일이 종종 있어요. 대부분 새로 잘 자라니 크게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다만 통증이 심하거나 진물이 나면 진료를 받아보세요.
본 콘텐츠는 일반적인 건강 정보 제공 목적이며, 의료 전문가의 진단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증상이 지속되면 반드시 의료기관을 방문하세요.